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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을을 닮은 사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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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설주 작성일2015-11-05 02:46:56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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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을을 닮은 사람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  -이성엽

 

 

나는 당신께 사랑한다는 말 대신

좋아한다고 말하겠습니다

언젠가 찾아올 이별이

등을 짓눌러 심장이 터지고

열꽃이 식어버려도

조금은 덜

조금은 덜 아플 테니까요

 

나는 당신께 하늘을 닮았다는 말 대신

가을을 닮았다고 말하겠습니다

붉게 타오르는 혼육(魂肉)

소멸의 떨림으로 낮은 곳에 내려

팔랑이는 만장(輓章)으로

겸허를 내어주고

오만을 덮어주는 사람이니까요

 

마음속 갈피에 끼워놓고

두고두고 펴보지 못하는 한 소절

앞마당 무서리에 젖어

전하지 못하는 무뎌진 이 한 마디를

당신은 아시려는지요?

또 다른 계절이 찾아와도

당신은 가을을 닮은 사람입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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